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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계무역 서류가 꼬이는 곳 — Switch B/L과 제3자 인보이스
중계무역에서는 한 화물에 상업서류가 두 벌 생깁니다. Switch B/L과 제3자 인보이스가 어떻게 갈라지는지, 수량·중량처럼 갈라져선 안 되는 값이 어디서 어긋나는지 정리했습니다.

중계무역에서 실무가 막히는 곳은 정산이나 세금이 아니라, 배에 실린 화물은 하나인데 상업서류는 두 벌이어야 한다는 지점입니다.
이 글은 상업송장·포장명세서·선하증권을 한 번씩은 만들어 본 분을 전제로 씁니다. 중계무역이 무엇인지는 다시 설명하지 않습니다.
일반 수출입에서 통하던 상식 — 서류는 한 세트로 묶여 있고 모든 값이 서로 일치해야 한다 — 은 여기서 절반만 맞습니다. 어떤 칸은 반드시 갈라지고, 어떤 칸은 여전히 한 글자도 달라선 안 됩니다. 그 경계를 어디에 긋느냐가 이 글의 전부입니다.
한 화물에 서류가 두 벌 생기는 이유
중계자는 공급자에게서 산 가격을 최종 구매자에게 보여선 안 되고, 최종 구매자에게 판 가격도 공급자에게 보여선 안 됩니다. 두 계약은 별개이고, 각 계약의 상대방은 자기 계약의 금액만 봅니다.
그래서 하나의 선적에 상업서류가 두 벌 생깁니다. 공급자에서 중계자로 가는 한 벌, 중계자에서 최종 구매자로 가는 한 벌. 실려 가는 화물은 같은데 송장과 운송서류의 당사자·금액만 다른 상태입니다.
거래 상대에게 매입가나 매도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정상적인 상거래 관행입니다. 다만 세관에 신고하는 가격과 과세가격은 이와 별개의 규율을 받습니다. 감추는 대상은 거래 상대이지, 신고 그 자체가 아닙니다.
Switch B/L은 ‘고쳐 쓰는’ 문서가 아닙니다
Switch B/L은 최초 발행된 선하증권을 회수하고, shipper와 notify party 등을 바꿔 다시 발행받는 선하증권입니다. 건에 따라서는 적재항 표기까지 달라집니다.
발행 주체는 운송인 또는 그 위임을 받은 대리인입니다. 중계자나 제3자가 임의로 만들어 낸 문서는 선하증권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 있으니, 발행 라인이 어디인지부터 확인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그리고 보통은 원본 전통(full set)의 회수가 전제입니다. 이미 발행되어 나간 원본을 되받아야 새 증권이 나옵니다. 서렌더나 해상화물운송장으로 나간 건은 절차가 다르므로, 요청 전에 운송인 쪽 조건을 먼저 물어보는 것이 순서입니다.
두 벌이 동시에 살아 있으면 안 됩니다
구 선하증권과 Switch B/L이 함께 유통되면 같은 화물에 인도청구권이 둘이 됩니다. 회수와 폐기 확인은 발행 요청과 같은 무게로 다뤄야 하는 절차입니다.
두 번째 세트를 새로 타이핑할 때 벌어지는 일
베트남 공급자에게서 스테인리스 밸브를 사서 칠레 구매자에게 넘기는 건을 가정해 봅니다. 매입 USD 48,000, 매도 USD 61,500. 화물은 320 CTN, 순중량 4,160kg, 총중량 4,480kg입니다.
두 벌의 상업송장에서 갈라져야 하는 값은 금액과 당사자, 그리고 송장 번호·날짜뿐입니다. 그런데 두 번째 세트를 새로 타이핑하다 보면 카톤 수가 340으로 늘거나 총중량이 4,500kg으로 ‘정리’되는 일이 생깁니다.
사고는 대체로 여기서 납니다. 가격을 감추려다 수량과 중량까지 손대는 것. 세관은 검량·검사 결과와, 은행은 운송서류·포장명세서와 대조하므로 어긋난 값은 그대로 드러납니다. 선하증권과 통관 서류 체크리스트에서 대조되는 항목을 함께 보면 어디가 부딪히는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제3자 인보이스 — 원산지증명서와 송장 발행자가 다를 때
위 건에서 원산지증명서상 수출자는 베트남 공급자인데, 구매자가 받는 상업송장의 발행자는 한국 중계자입니다. 이 불일치를 부르는 이름이 제3자 인보이스(third-party invoice)입니다.
FTA 특혜를 받으려는 경우라면 협정마다 취급이 다릅니다. 증명서에 제3자 인보이스 표시란을 두고 송장 발행 회사명을 적도록 요구하는 협정이 있고, 비당사국에서 송장이 발행되면 증명서를 송장과 분리해 작성하도록 요구하는 협정도 있습니다.
즉 ‘제3자 인보이스는 된다 / 안 된다’로 정리되지 않습니다. 그 건에 적용되는 협정의 원산지 규정과 증명서 서식을 매번 확인하는 것 말고 지름길이 없습니다. 원산지증명서, FTA용과 일반용의 차이를 먼저 구분해 두면 확인해야 할 대상이 좁아집니다.
확인은 발급 전에
제3자 인보이스 표시가 필요한 협정인데 표시 없이 증명서가 발급되면, 수입국에서 특혜 적용을 거절당한 뒤에 되돌리는 일이 됩니다. 발급 신청 단계에서 서식을 확인하는 편이 훨씬 쌉니다.
갈라도 되는 칸, 갈라선 안 되는 칸
판단이 헷갈릴 때 기준은 하나로 줄어듭니다. 계약 조건에서 나온 값이면 두 벌이 다를 수 있고, 화물의 실물에서 나온 값이면 두 벌이 다를 수 없습니다.
- 갈립니다 — 상업송장의 단가·금액·결제조건, 거래 당사자(shipper·consignee·notify), 송장 번호와 발행일.
- 같아야 합니다 — 품명, 수량, 포장 수, 순중량·총중량, 부피, 화인(shipping mark), HS 코드.
- 바뀌지 않습니다 — 실제 원산지. 서류상 수출자가 바뀌어도 물품이 만들어진 나라는 그대로입니다.
- 전제입니다 — 최초 선하증권 원본의 회수, 그리고 운송인 또는 그 대리인의 발행. 이 둘이 빠지면 나머지 정리는 의미가 없습니다.

여기서부터는 확인을 받아야 하는 영역입니다
과세가격을 어느 거래 가격으로 신고할지, 외국환거래 신고 대상에 해당하는지, 해당 협정이 제3자 인보이스를 어떻게 다루는지는 거래 구조에 따라 답이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 글이 드릴 수 있는 것은 어디가 어긋나는지 알아보는 눈까지입니다. 구조를 정하는 판단은 관세사·거래 은행과 미리 맞춰 두는 편이 사후 보완보다 언제나 쌉니다. 공급자 쪽 한 벌과 구매자 쪽 한 벌을, 서류항에서 제출처별 묶음으로 갈라 만듭니다.
안내
이 글은 일반적인 실무 설명이며 특정 거래에 대한 법률·세무 자문이 아닙니다. 과세가격 결정, 외국환거래 신고, 협정별 원산지 요건은 사안마다 결론이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세사·거래 은행 등 담당 전문가의 확인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참고한 공식 자료
- 한국무역협회 무역실무 자료 및 상담 사례 (kita.net)
- 관세청 전자통관시스템 UNI-PASS — 수출입 신고 및 요건 확인 (unipass.customs.go.kr)
- 세계관세기구(WCO) — 관세평가 관련 자료 (wcoomd.org)